
신대철 편, 한국학중앙연구원 기획 ,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아리랑' 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의 하나' 라고 간단하게 정의되어 있다. 조금 더 길게 설명한 부분을 찾아보니 '아리랑 타령' 이라고만 덧붙여 놓았다. 너무 내용이 짧아서 아리랑에 대한 푸대접 같았지만, 또한 더 설명하기에는 내용이 광범위해서 사전에서 새롭게 정의 내리기는 애매할 것도 같았다.
『 그 너머의 아리랑』은 아리랑에 대해서 여러 각도로 연구한 저서이다. 내용에는 아리랑의 근원과 전파, 현대음악으로 다시 태어나는 아리랑, 북한과 중국, 러시아 속의 아리랑, 일본 자장가에 나타나는 아리랑의 모습, 대만과 동남아시아에 나타난 아리랑, 또한 미국 내에서 진행되는 아리랑의 모습, 다면의 가락 등에 대한 논문이 실려 있다.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아리랑에 대한 저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곁에 있는 듯이 느껴진다. 아마도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주는 아리랑의 가락이 그들과 나 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출판 목적이 분명하다. 서문에는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공동 주체로 2011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한국 문화 속의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국제 학술대회에서 국내외의 저명한 학자들이 발표한 논문들을 담은 책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총 17명의 학자들이 아리랑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과 아리랑이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그리고 세계와 소통하는 아리랑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쓴 내용들을 더 보충하여 출판하였다.
'아리랑' 하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하는 가락이 물흐릇이 불러지지만 특별히 '아리랑'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에 같이 사는 가족을 공부하듯이 뜯어보지는 않을 것이다. 얼굴이 어떻게 생겼고, 목소리가 어떤지, 성격이 어떤지 등등, 가족은 있는 그대로 같이 생활하는 공기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리랑도 마찬가지다. 아리랑은 우리 곁에 함께 있는 가족과 같은 존재이다. 그래서 아리랑에 대해서 요모조모 따져보며 대하지는 않았다. 슬플때는 애잔한 아리랑 가락에 눈물을 얹어서 달랬고, 흥겨울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기쁨을 함께 한 음악도 아리랑이었다. 민족의 아픔과 즐거움을 함께 한 아리랑은 어느새우리 국민의 눈물이요 웃음이 되어서 대한민국을 나타내는 정체성으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많은 외국사람들은 이제는 대한민국과 아리랑을 동일시 여기고 있다.
아리랑하면 대한민국이라는 방정식이 성립되는 시점에서 우리민족의 아리랑에 대해서 다양한 방면으로 볼 시기가 되었다.『한국문화와 그 너머의 아리랑』은 아리랑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전망이 담겨 있어서 아리랑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과거의 아리랑은 우리 민족과 함께 하는 공기같은 존재였다. 공간도 우리 민족이 지나가는 공간의 영역과 같았다. 그래서 중국의 조선족과 북한의 우리 민족과 러시아에 있는 민족의 강제 이주의 아픔을 대변한 것도 아리랑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아리랑은 유럽의 음악가들이 재해석하는 아리랑이다. 아리랑의 곡조를 가져다가 그들의 음악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클래식, 재즈, 팝송 등 다양한 음악 장르에서 아리랑을 재평가하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민들레 홀씨가 퍼지듯이 우리의 음악이 전세계로 훨훨 날아가고 있다. 아리랑은 이미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었다. 이제는 그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의 여러 문화와 어울리는 아리랑의 변화가 기대된다 .
아리랑은 우리민족의 감정을 자극한다. 이론적, 논리적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핏줄 속에 스며 있는 원형이다. 그러나 이 책은 아리랑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객관화 시켜 준다. 이제는 그 사랑을 차근차근히 되짚어 봐야 한다. 그것이 아리랑을 더 오래 사랑하고 알리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
리랑' 하고 사전을 찾아보면 '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민요 중의 하나'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민요 중의 하나이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애창되는 민요'라는 뒷말을 상상해본다. 왜냐하면 '아리랑'은 한국문화를 품에 안고 그 너머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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