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읽은 책

대비 왕 위의 여자

박영희 2015. 9. 29. 20:36



우리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에 관련된 이야기나 인물들에게 흥미가 있다. 그 중에 왕이나 왕비에 대해서는 포커스를 맞춘 책들이 많은데, 대비를 중심에 놓은 책은 오랜 만에 만난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봄이다. 겨울에 비해 햇살이 길어졌다. 그 길어진 시간 중에 저녁을 먹기 전에 잠깐씩 책을 보았다. 그리고 뉴스를 볼 때 이 책의 영향인지 정치쪽에 관심을 갖고 보게 되었다. 대비의 정치 활동, 즉 여성의 정치 활동에 대한 책이라서 앞으로는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 같다.


민지: 엄마, 어버이날인데 무슨 선물 받고 싶어?

: 작년에는 향수, 그 전에는 립스틱 선물했지? 올해는 책이 필요해. 우리 모임에서대비, 왕위의 여자를 읽기로 했는데, 나 그 책 선물해줄래?


  딸과 나와의 대화이다. 어버이 날을 맞이하여 딸이 선물해 준 책이다. 사실은 내가 먼저 요구했지만, 뭐 어떤가? 우리 모임에서 선정한 책이기에,또 대비가 된 기분으로 기쁜 마음으로 받았다.


  작가는 요즘 말로 슈퍼우먼이다. 사업을 하면서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로, 아내로, 그리고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삶을 살고 있다. 거기다가 시간을 쪼개어 책을 출판하는 열혈 열정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열정에 존경을 보내면서 작가의 호기심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작가는 또 열심히 공부하였다. 그 연구의 결과물이 이 책에 들어있다. 그냥 설렁설렁 쓴 책이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을 연구하고, 다른 책들과 비교하며 쓴 노력의 열매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새롭게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왕실의 역사에서 대비는 몇몇 여성을 빼고는 거의 존재감이 없다. 그냥 왕실의 최고 어른으로서의 상징성만을 가진 것처럼 인식되어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정치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왕과 신하의 정치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여성이 대비임을 뚜렷하게 각인시켜 준 책이다.


  대비를 중심으로 왕, 왕비 그리고 친정 세력들과의 관계가 촘촘히 얽혀 있다. 그 중에 대비는 무엇을 기준으로 국사를 결정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친정세력들을 위해서, 자신의 가문만을 위한 결정이 많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가진 책을 또 기대해보고, 찾아보련다. 대비에 대한 사고의 지평을 확장시켜 준 선정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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